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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대구에 통한의 역전패, 패배 속에서도 빛난 부천의 축구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6-08-30
  • 조회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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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기자단] = 유현태 / 부천FC1995(이하 부천)가 대구FC(이하 대구)를 홈으로 불러들여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31라운드를 치렀다. 승격을 두고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두 팀이 또다시 시즌 막바지 중요한 기점에서 만났다. 선두 안산무궁화를 추격하려는 리그 2위 부천과 비록 2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대전에 밀려 5위까지 순위가 떨어진 대구 모두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부천은 수비의 주축인 한희훈과 주득점원 바그닝요가 모두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이 자리를 각각 서명식과 진창수가 메웠다.

 

1. 변형 3백 전술로 완벽하게 지배한 전반

오늘 부천은 경기 전 제출된 전형 상으론 기존과 같은 4-2-3-1 전술의 형태였지만, 실제 경기에선 변형된 3백을 구사했다. 위협적인 대구의 브라질 공격수 투톱을 견제하기 위해 강지용-서명식 두 전문 중앙수비수 뒤를 수비형 미드필더 조범석이 받치는 형태로 3백 전술을 구사했다. 평소와 달리 한 명의 수비수를 더 배치하면서 대구의 공격 예봉을 꺾으려고 했다.

 

부천은 3백을 바탕으로 조밀한 수비-미드필더 라인을 구축해서 대구의 공격에 맞섰다. 현재 리그 득점 2위를 달리는 대구FC의 공격수 파울로를 중심으로 한 대구의 공격력은 위협적이지만 부천은 이를 전반 내내 완벽하게 제어했다. 대구는 제대로 된 슈팅을 하나도 날리지 못했다. 루키안, 문기한, 진창수 등 공격적 역할을 부여받은 선수들부터 강한 압박과 몸싸움으로 대구의 공격을 견제했다. 대구가 경기 주도권은 잡았으나 부천의 조밀한 수비-미드필더 라인 사이로의 볼 투입에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는 투박하고 치열한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부천은 3백을 구사하면서도 좌우 측면 수비수인 김진현과 지병주는 윙처럼 전진하고, 윙어로 배치된 진창수와 문기한은 중앙으로 좁혀서면서 많은 인원이 공격에 가담하도록 했다. 부천은 3백을 통해 수비적 안정을 꾀하면서도 역습 시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전반 18분 루키안의 페널티킥을 만드는 데에 결정적이었던 강지용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 역시 조범석의 후방 배치에 따른 과감한 공격적 전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조범석의 후방 배치로 빌드업과 전방 압박 대처에도 유리한 점이 있었다.

 

전반 내내 부천은 수비에 무게를 둔 모습이었지만 기회가 허락할 때마다 날카로운 역습으로 대구를 괴롭혔다. 부천의 역습은 간결하면서도 빨랐기 때문에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다. 전반 18분 중앙수비수 강지용이 흘러나온 볼을 잡아 좌측면을 돌파한 후 중앙으로 연결했다. 루키안이 몸싸움을 이기고 쇄도하자 대구의 수비수는 눈에 보일 정도로 유니폼을 잡아당겼고 부천은 페널티킥을 얻었다. 루키안이 이를 침착히 마무리하면서 전반 20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대구는 부천의 밀집 수비에 막혀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하면서 답답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반 중반 에델을 서둘러 교체 투입하는 등 부천의 수비를 흔들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부천이 전반 45분 경 송원재의 굴절된 슈팅을 잡은 루키안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대구가 경기를 주도하긴 했지만 사실상 부천이 원하는 방식대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2. ‘체력 저하’에 무너진 후반

축구에서 ‘체력’이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실수가 잦아진다. 반복적인 훈련이 되어 있는 선수들임에도 체력이 떨어지면 발의 섬세한 감각이 떨어져서 쉬운 패스에서조차 실수가 나온다. 집중력도 흐트러져 대인 수비력도 떨어지고 당연히 커버플레이에도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후반전 초반 부천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전반과 비슷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경기가 흐를수록 부천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바위 같던 부천 수비력에도 점차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구는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전환하고 제공권을 갖춘 중앙 수비수 황재원을 전진시켜 부천의 수비를 공략하려고 했다. 대구의 공세 강화에 부천이 일방적으로 수비를 하는 경기 양상이 되었다. 결국 후반 72분 세징야에게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실점을 내주면서 경기는 알 수 없는 양상으로 흘렀다. 부천은 경기 후반으로 흐를수록 떨어진 체력을 노출하며 수비 조직력이 와해되기 시작했고 대구에게 연이어 찬스를 내줬다. 결국 박스 안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커버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대구의 공격수 알렉스에게 연속 실점을 내주면서 3:2 아쉬운 역전패를 당해야 했다.

 

또 체력 저하는 역습의 세밀함 저하와도 직접 연관이 되어 있다. 전반전과 달리 역습 전개에 어려움을 겪은 부천은 거의 후반 내내 대구의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부천이 장기로 삼는 ‘선 수비 후 역습’ 축구에서 역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대의 공격에 난타 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전반전 역습의 선봉장이었던 문기한과 진창수가 교체되면서 역습은 더욱 무뎌졌다. 경기 후 송선호 감독 역시 역습 두 선수의 부재로 역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후반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고 밝혔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 내내 부천은 대구의 공세를 막아내야 했지만 체력 저하로 역부족이었다.

 

3. 패배 속에서 부천의 발전을 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하긴 했지만 부천의 전반전은 완벽했다. K리그챌린지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대구가 원하는 바를 하나도 하지 못하도록 막아냈다. 수비적 운영이 하나의 전술로 발전하려면 그에 어울리는 공격 전술 역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90분 내내 수비만 해서 승리를 따낼 수는 없고, 또한 90분 내내 수비에 집중한다고 해서 실점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부천은 강한 수비에 ‘역습 전술’을 갖춰 단순한 수비적 운영을 넘어 하나의 전술을 완성시켰다. 대구를 상대한 전반전에서 부천의 전술은 훌륭했다.

 

우선 부천의 수비는 수비수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수비한다. 최전방 공격수까지 수비에 가담하여 수적 우세를 확보한다. 또한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막아야할 선수들에 대한 대인마크를 놓치지 않는 것 역시 부천 수비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대구가 전반전에 변변한 슈팅 하나 날리지 못한 것은 부천 수비의 견고함을 방증한다. 부천의 경기당 실점은 1골에도 미치지 않는데,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한편 부천의 역습 역시 시즌이 갈수록 잘 가다듬어지는 모습이다. 시즌 초반 출중한 개인 능력을 갖춘 루키안과 바그닝요를 앞세운 패턴으로 재미를 봤지만, 곧 다른 팀들이 이에 대비하면서 공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여전히 전방에서 공을 지키는 루키안을 중심으로 역습이 이뤄지곤 있지만 공격 루트가 다양화되고 있다. 문기한, 진창수, 김영남 등 공격력을 갖춘 미드필더 자원들이 간결한 원터치 패스와 침투 움직임으로 역습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학민, 김진현, 지병주 등 공격력을 갖춘 측면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역시 부천의 역습을 무섭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부천의 장점은 이번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 결과가 전반의 2:0 스코어였다. 다만 부천이 전반전을 완벽히 주도했지만 적절한 체력 안배를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전반전의 완벽한 움직임 뒤에는 평소보다 많은 체력 소모가 있었다. 지난 2달 동안 한반도를 강타했던 폭염의 여파까지 더해 선수들이 경기 초반과 같은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대구에게 당한 뼈아픈 역전패에서 경기 운영에 대해 돌아보고 배울 점을 찾는다면 남은 시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부천의 전술적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이제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당초 4위 이내 진입이 목표였던 부천의 현재 순위는 2위. 최근 상위권의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해졌고 이 때문인지 의외의 결과도 속출한다. 대구를 상대한 부천의 후반전의 경기력은 분명 부진했지만 전반전의 경기력은 눈부셨다. 부천이 지향하는 축구는 분명 전반에 제대로 보여주었고, 부천의 축구가 충분히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즌 내내 갈고 닦은 전술이 있으니 이젠 필요한 승리를 따내는 ‘결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승리를 지키는 법을 배우면 된다. 이번 패배를 거름 삼는다면 부천의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우승은 결코 먼 일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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