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FC 인턴 - 미디어팀]

부천FC1995(이하 부천)의 수비는 거의 완벽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실수로 승패가 좌우됐다. 뜨거운 햇볕아래 펼쳐진 K리그 챌린지 8라운드 경기에서 부천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산 경찰청(이하 안산)에게 승점 3점을 내주고 말았다.  

[양팀 선발명단]

부천의 수비진은 다른 어느 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최병도와 강지용 듀오를 중심으로 최근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이학민을 오른쪽에, 전광환을 왼쪽에 위치시켜 안정적인 수비진을 꾸렸다. 김륜도는 이번 경기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며, 공민현으로 하여금 호드리고-알미르와 함께 발을 맞추게 했다.

안산은 신형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중앙 수비수 안재준의 짝으로 배승진을 골랐다. 공격진에는 처진 스트라이커 박희도와 양쪽 날개 한덕희와 조재철, 최전방의 서동현이 함께 부천의 골문을 노렸다. 

[경기양상]

전반전은 홈팀 부천이 원정팀 안산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부천이 6개의 슈팅을 쏟아내는 동안 안산은 단 한 번의 슈팅만을 시도했다.

전반 내내 알미르는 의욕적인 플레이로 계속 기회를 만들었다. 그 중 백미는 전반 35분에 있었던 슈팅 장면이었다. 알미르는 센터 서클 부근에서 넘어온 패스를 잡아내고 순식간에 상대 수비수 3명을 무력화시키며 이진형 골키퍼 반대 방향으로 왼발 중거리 슛을 쏘았다. 아슬아슬하게 골대 옆으로 빗나간 슈팅은 안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만했다.

다른 공격수들도 알미르에게 뒤지지 않고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공민현은 전반 41분 안산의 수비진을 뚫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가져갔고, 그 직후 코너킥으로 올라온 공을 호드리고가 머리에 맞춰 골대 먼 포스트를 노렸으나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부천이 안산을 완전히 압도한 전반전이었다. 대부분의 관중들이 부천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 속에 양 팀은 후반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예상은 후반전 시작 8분 만에 깨졌다. 열심히 공격해도 가동되지 않던 부천의 득점포에 비해 실점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강지용이 잠시 집중력이 흐트러져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순간적으로 볼을 낚아챈 서동현이 중앙의 박희도에게 밀어준 공은 날카로운 슈팅으로 이어지며 골망을 갈랐다. 수비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전반전 내내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강지용의 실수기에 더욱 아쉬웠다.

실점 이후 부천은 공민현을 불러들이고 박용준을 들여보냈다. 박용준은 교체되어 들어오자마자 안산의 압박이 헐거워진 틈을 타 페널티 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들어가 슈팅까지는 성공했으나 공은 골대를 외면했다.

이후 부천은 실점을 만회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앞서다보니 자신들의 페이스를 잃어 안산에게 많은 공격 기회를 내주었다. 특히 후반 16분 신광훈과 조재철에게 허용한 연속된 슈팅은 거의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이었다. 류원우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와 강지용의 육탄방어가 있었기에 실점은 면했지만, 자칫 추격 의지가 꺾이면서 다음 경기를 앞두고 사기까지 저하될 수도 있었다.

이후 부천은 중거리 슛과 세트피스, 몸을 아끼지 않는 태클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경기는 0:1패로 마무리 되었다.

[총평]

FC안양과의 경기를 앞두고 부천에게는 두 가지 숙제가 생겼다. 이적 후 아직 득점이 없는 알미르의 심리적 부담감 해소와 이번 경기에서 실수를 범한 강지용의 자신감 회복이다. 두 선수 모두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필히 해결해야할 것이다.

이제 홈 무패 행진은 끊어졌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FC안양전에서 원정 무승 징크스 끊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부천본색’으로 무장한 부천이 안양종합운동장에서는 다시 흔들리지 않는 수비집중력을 바탕으로 무실점 승리를 거두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