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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천인사이드 Ep.11 정준현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8-08-02
  • 조회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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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디자인= 루키즈 기자단 김찬욱]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패러디한 부천FC만의 특별한 연재 인터뷰 "부천인사이드". 영화에서 매일 모습이 달라지는 우진과 그런 우진을 사랑하는 여자친구 이수(한효주 분) 처럼 매번 다른 선수들의 새로운 매력을 담을 예정이다. 이수가 우진의 내면을 사랑하기에 어떤 모습도 상관없듯이, 우리도 부천FC선수라면 누구든 상관없이 응원한다. 그들 모두가 '우리 팀 선수'이기 때문에.

 

평소엔 경상도 사투리와 해맑은 미소로 친근한 동생 같은 느낌을 주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면 투지 넘치는 선수로 돌변한다. 그리 크지 않은 신장임에도 키 큰 선수들과의 경합을 피하지 않고, 상대팀의 패스를 면도날처럼 끊어내며 ‘키 작은 선수는 중앙 수비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사라지게 만드는 이 선수는 입단 3년차에 접어든 부천FC1995의 정준현이다. 당당하게 ‘중앙 수비수가 제일 편하다’고 말하는 배짱 넘치는 선수지만, 한편으로는 귀엽고 끼 넘치는 청년 정준현을 ‘부천 인사이드’의 11번째 주인공으로 초대했다. 지금부터 ‘째째’ 정준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st half – 정준현의 일상 이야기

 정준현_(1).JPG

 

#부산 #토박이

난 부산 토박이야. 초·중·고등학교 모두 부산에서 나왔어. 사실 고등학교는 다른 지방으로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고등학교까지는 부산에 있어보자고 하셔서 부산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중앙대에 입학했지.

 

#사투리 #에피소드

내가 사투리가 아직 좀 남아 있잖아. 운동하고 나서 쉬는 시간에 (문)기한이 형과 이규열 트레이너와 같이 있었는데 규열이 형이 나한테 갑자기 사투리를 쓰더라고. ‘얼굴색이 왜 이리 누리끼리하냐?’고.(웃음) 규열이 형 고향이 구미거든. 근데 기한이형이 옆에서 ‘누리끼리’가 뭐냐고, 여기가 무슨 경상도냐고 사투리를 쓰면서 놀리는 거야.(웃음) 기한이 형이 부산에서 태어났거든. 그래서 셋이서 막 웃었던 기억이 나. 사실 난 내가 사투리를 많이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형들이 왜 자꾸 내 말투를 따라하는지 모르겠어.

 

#에어컨_선물#사고뭉치

(이번에 부모님 댁에 최신형 에어컨을 사드렸다며?) 아..(부끄) 사실 내가 축구하면서 ‘사건사고’가 좀 많았어. 중학교 때 선수 생활이 힘들어서 도망도 많이 다니고, 대학 입학해서는 부상떄문에 2년 동안 수술과 재활만 반복했어. 대학교 3학년이 돼서야 동계훈련도 제대로 하고, 경기도 많이 뛰었는데 감사하게도 부천에서 날 불러 줘서 계약을 하게 됐지. 그래서 프로에 입단한 뒤로는 어머니께 효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월급을 받으면 어머니께 다 드리고 용돈을 받아서 쓰는데, 용돈 안에서 조금씩 돈을 모아서 이번에 에어컨을 사드리게 됐어 부산 본가에 에어컨이 없거든. 요즘 날씨도 더운데 집이 워낙 높은 데 있거든. 어머니께서 워낙 고생하시는걸 아니까 에어컨을 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어머니께선 필요 없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최대한 좋은 걸로 설치해 드렸지. (어머니 반응이 어땠어?) 어머니께서 처음엔 뭐라고 하셨어.(웃음) 그래도 너무 좋아하시는 게 눈에 보이더라.

 

#휴가 #부산행

우리 가족이 원래 낯 간지러운 행동을 잘 못해. 휴가 받아서 집 가면 엄마가 막 때리고 뭐라고 하시고...(웃음) 그게 다 애정 표현이지 뭐. 그래도 내가 집에 가면 다 같이 모여서 외식도 하고 맥주도 한잔 마시고 하는데 난 그게 너무 좋은 것 같아.(집에 얼마나 자주 가?) 1년에 한 번? 시즌 끝나면 가.


#별명 #째째

내 별명이 ‘째째’인데, 나도 어떻게 생긴 별명인지 모르겠어. 부천에 입단했을 때 감독님이 송선호 감독님이셨는데, 2015시즌이 끝난 뒤 나랑 (임)동혁이 형, 그리고 지금은 창원시청에 있는 (김)대광이 형이 미리 팀에 들어와 형들과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 근데 어느 날 런닝 훈련을 하는데 감독님이 뜬금없이 나보고 “너 이제부터 ‘째째’ 해라”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그냥 ‘네 알겠습니다.’라고 했더니, 그 때부터 내 별명이 ‘째째’가 됐어.(웃음)

이제 구단 직원들이나 형들은 ‘째째’라고 하면 나인 줄 다 아시더라고. 진짜 아무 이유 없이 그렇게 됐어. 지금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게 ‘네가 그렇게 째째하냐?’고 물어봐.(웃음)

 

#오린이들 #여장

작년 오린이들에 내가 출연했잖아. 그 땐 구단 직원 분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준비하시고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힘들게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나. 근데 올해는 부천시 홍보실에서 도와주신다고 하더라. (작년과 비교하면 어때?) 주변에서 작년이 더 재밌다고 하던데?(웃음) 올해는 전문MC가 같이 출연해서 진행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아. 작년엔 우리끼리 어색하게 진행하는 재미가 있었거든. (지난해 출연했을 때 반응이 어땠어?) 내 주변에는 다 경상도 애들이라, 다들 욕밖에 안하더라고.(웃음)

이번 시즌에 출연하는 애들을 평가해보자면.. (김)재우와 (김)지호는 열심히 하려는 것 같긴 한데 너무 오버하는 것 같고, (이)정찬이와 (이)혁주가 그래도 잘하는 것 같아. 근데 (이)광재가 지난 번에 여장하고 연기를 했잖아. 그 뒤로 선배들이 많이 놀려서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웃음)

작년 오린이들 마지막에 한 명씩 인터뷰 하면서 만약 내년에도 오린이들 촬영하면 함께 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던 거 기억나? 내가 그땐 ‘당연히 해야죠’라고 했는데... 그 때 사람들이 왜 카메라 앞에 서면 거짓말을 하는지 알았어.(웃음) 그래도 처음엔 힘들었지만 하면 할수록 재밌었어.(다시 출연하라고 하면?) 안 할래.(단호)

 

#친한_선수 #송홍민

평소에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은 이규열 트레이너인데.. 선수 중에는 (송)홍민이와 제일 친한 것 같아. 같은 회사이기도 하고, 힘든 얘기도 서로 많이 하니까 챙겨주고 싶고 그래. (정준현에게 송홍민 선수란?) 홍민이가 몸이 좋잖아. 근데 생긴 것과 다르게 여리고 생각도 많고 축구에 대한 욕심도 많아. 선수들이 모두 출퇴근을 하니까 개인 운동도 많이 못하는 선수도 있을 텐데, 그래도 홍민이는 늘 먼저 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더라고. 그런 점은 정말 본받아야 할 것 같아.

 

#이규열트레이너 #절친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제일 친한 사람은 규열이 형이야.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형들과 닐손 주니어까지 우리보고 ‘둘이 사귀냐’고 물어볼 정도야.(웃음) (어떻게 친해지게 됐어?) 작년에 친해지게 됐는데, 내가 2군과 1군을 오가는 위치잖아. 근데 규열이 형이 R리그와 2군을 담당하니까, 가끔 밥 한 끼 같이 먹고 얘기를 좀 나누고 하니까 마음이 잘 맞더라고. 또 얼마 전에 규열이 형이 집을 구하는데 바쁘다고 해서 내가 집을 대신 알아봐 줬거든. 그 때 같이 자주 있으면서 더 가까워진 것 같아. 오해하지는 마. 나 여자 좋아해.(웃음)

규열이 형도 운동을 하니까, 생각이 비슷한 게 많은 것 같아. 또 그 형이 트레이너다 보니 내가 조금만 아파도 날 챙겨주려고 하거든. 정말 고맙게 생각해. (둘이 같이 있을 때 주로 뭐하면서 놀아?) 음.. 우린 헬스하러 자주 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같이 카페에 가서 커피도 마셔.

 

#입단동기#조범석 #임동혁

내가 입단할 때 5명의 입단 동기가 있었어. 앞서 말한 동혁이 형과 대광이 형 말고도 지금 아산 무궁화에서 군 복무 중인 (조)범석이 형이 있는데, 작년에 범석이 형이랑 같이 살았어. 신인 때도 룸메이트였고. 지금도 가끔 연락이 와. 아산이 워낙에 스쿼드가 두터워서 범석이 형이 경기를 못 뛰잖아. 그래도 요즘엔 출전 명단에 포함되고 하니 보기 좋아. 물론 동혁이 형이랑도 친해. 날 되게 잘 챙겨줘.

*정준현과 함께 입단한 선수는 이윤환, 하지원, 조범석, 임동혁, 김대광이다. 현재 부주장인 임동혁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적과 군 입대로 팀을 떠난 상황이다.

 

#연예인#트와이스 #스탠딩에그

혹시 ‘김비서가 왜그럴까’ 라는 드라마 알아? 그거 보니까 배우 박민영이 좋더라고. 가수는 트와이스를 좋아해. 멤버는 잘 모르겠는데, 노래가 상큼하고 좋더라. 난 이동할 때든, 자기 전이든 항상 노래를 많이 들어. (노래도 잘 불러?) 난 노래를 잘 못 부르는데, 규열이 형이 되게 잘 불러. 난 기분이 처져 있을 때 트와이스 노래를 듣는데, 평소엔 발라드를 주로 듣는 편이야. (좋아하는 가수 있어?) 스탠딩 에그! 노래가 너무 좋아. 특히 스탠딩 에그의 ‘오래된 노래’라는 곡을 좋아해.

 

#취미 #교회오빠

PC방은 작년까지 많이 갔어. 근데 올해는 잘 안가. 요즘 게임엔 별로 흥미가 없어. 특별한 취미는 없는데.. 주말에 교회에 가거나 여자친구와 데이트 하는 정도?

 

#러시아월드컵#캉요미 #크로아티아

월드컵? 많이 봤지. 난 벨기에가 우승할 줄 알았어. 근데 프랑스가 우승하더라? 프랑스가 진짜 황금 세대인 것 같아. (눈여겨본 선수나 팀 있어?) 우선 눈여겨본 선수는 프랑스의 캉테? 진짜 수비 잘하잖아. 근데 결승전에서 캉테가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에게 밀리는 것 같더라고. 월드컵 내내 크로아티아라는 팀을 되게 눈여겨봤어. 크로아티아를 보면서 ‘이게 진짜 축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지.

 

#인싸춤_장인

(요즘 유행하는 ‘인싸 춤’을 그렇게 잘 춘다며?) 아니..(당황) 이거 누가 얘기한 거야..? 지금 여기서 춤을 추라고?

*정준현의 ‘인싸 춤’은 아래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2nd half – 정준현의 축구 이야기

 정준현.JPG

 

#한마디_소개 #멀티플레이어

난 수비 네 자리 모두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라고 소개하고 싶어. 연습경기나 시합 때 여러 자리에서 경기를 치르거든. (여러 포지션에서 뛰어서 힘든 점은 없어?) 한 포지션에서 꾸준히 훈련하다 보면 감각이 몸에 배는데, 난 훈련 때도 항상 자리가 바뀌어서 그런 감각을 유지하기가 힘든 것 같아. 그래도 다르게 생각하면 감사한 면도 있어. 내가 잘하기만 하면 여러 자리에서 날 믿고 쓸 수 있는 거잖아.

 

#축구시작 #계기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부 감독님께서 날 불러서 축구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셨어. 난 축구를 너무 좋아했으니까 부모님께 바로 말씀드렸지. 근데 어머니께서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시는 거야. 그 때부터 1년 동안 부모님을 졸랐어. 집에 가지도 않고 학교에서 감독님이랑 얘기하면서 축구하는 걸 구경하고 그랬지. 그렇게 1년이 지나 5학년 2학기가 되자 어머니께서 ‘축구황제 펠레’라는 책을 사 주시면서 ‘이왕 시작할 거면 이 책 읽고 제대로 시작해 보라고’ 하셨어.

사실 내가 공부에도 어느 정도 소질이 있어서 담임선생님께서도 축구 하지 말라고 하셨거든. 근데 나는 축구가 너무 좋아서 바로 나와 버렸어.

초등학교 때는 측면 공격수였어. 중학교 때도 공격을 하다가, 점차 측면 수비수를 맡기 시작했어. 중3 때부터는 미드필더, 수비수, 공격 등 모든 자리에서 뛰었고, 고등학교 때도 많은 포지션에서 뛰었어.

 

#힘들었던_시절

초등학교 땐 마냥 좋아서 열심히 했지. 근데 중학교 때 합숙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어. 어딜 가도 한 명씩 ‘악당’이 있잖아. 그 사람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당시 학교에 우리만의 조그만 공간이 있었는데, 그 곳에 힘든 사람들끼리 모여서 ‘축구 그만두자’는 말도 많이 하고, 도망도 많이 다녔어. 결국 그때 그만두고 싶어 하던 친구들은 모두 축구를 그만뒀지. 그래도 난 어떻게 잘 버티고, 부경고등학교에 입학했어.

 

#부경고 #자부심

난 ‘대(大)’부경 고등학교를 나왔어.(웃음) 학교 다니는 건 힘들었지만 그만큼 우리가 잘 뭉쳤고, 대회에 나가면 막 우승하고 하니까 재밌었어. 그 땐 우리가 질 거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 먼저 두 골을 내줘도 두 골 차로 역전해서 이기고 그랬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부경고에 대한 자부심이 되게 커.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뛰었는데, 고3 때는 계속 중앙 수비만 봤어. 주위에 축구하면서 상 한 번 못 받고 우승 한 번 못해보는 선수도 많은데, 부경고에서 대회 우승도 많이 해보고 우수 수비상도 받고 했던 게 나에게는 참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

 

#기억나는_경기#왕중왕전 #눈물

고3 때 있었던 왕중왕전 결승이 끝나고 울었던 기억이 나. 당시 우리가 1:0 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상대방의 크로스가 내게 날아오는 거야. 그래서 여유롭게 공을 잡으려 했는데 컨트롤이 잘 안 돼서 공이 앞으로 튕겨져 나가더라고, 상대팀 선수가 그 공을 바로 슈팅으로 연결해서 실점을 내주고 말았어. 그래서 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종료 직전에 친구가 결승골을 넣어서 2:1로 이겼지. 그 날 경기 끝나고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

 

#대학진학 #부경고_동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대학을 가는 게 훨씬 좋고, 대학 가서 잘하면 충분히 프로로 갈 수 있으니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늘 말씀하셨어. 친구들도 다 프로보다는 대학으로 간다고 해서 나도 대학 진학을 선택했지. 지금 생각하면 아쉽만 그 땐 대학에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 (지금 프로에서 뛰고 있는 부경고 동기는 누가 있어?) 제주의 이창민, 안산의 신일수와 한지원이 내 동기야. 중간에 축구를 그만둔 애들 말고는 다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어.

 

#부상#포지션전환 #사이드백

고3 때부터 대학 시절까지 부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 고3 때 아픈 걸 참으면서 경기를 뛰었거든. 그러다 몸에 무리가 와서 부상을 입었지. 대학 첫 2년은 거의 재활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 대학 3학년 때 감독님이 바뀌고, 나도 처음으로 동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서 본격적으로 경기를 뛰기 시작했지.

그 때도 중앙 수비를 봤는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넌 사이드백을 봐도 잘 할 것 같다.’고 하셔서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측면 수비수를 보기 시작했어. 사이드백 자리도 괜찮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난 중앙 수비가 더 편해. 근데 우리나라는 키 작은 중앙 수비수를 기용하는 분위기는 아니잖아. 그래서 내가 사이드백까지 봐야 프로 생활까지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

*정준현의 신장은 177cm이다.

 

#면도날_커팅맨

내가 인터셉트에 자신이 있어서 ‘면도날 커팅맨’이라는 별명을 받은 것 같아. 근데 웃긴 게, 난 그 별명을 부천 입단 당시 배포된 보도 자료에서 처음 봤어. 원래는 그런 별명 없었어.(웃음) 누가 내 별명을 그렇게 써 놨는지 모르겠네.

 

#영입제안 #두려움

난 어느 팀이든 감사하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 프로 선수 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잖아. 사실 난 처음 계약했을 때 좀 두려운 마음이 있었어. 난 2년 동안 재활만 하다가 3학년이 돼서야 제대로 뛰기 시작했는데, 당시 중앙대 3,4학년 선수들 중에 한두 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프로 진출에 모두 실패했거든. 그런데 난 2년 활약하고 바로 프로로 갔으니까. 솔직히 뒷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랬어. 주위에서 뭐라고 할까봐, 그리고 내가 아직 프로에 들어갈 실력이 아닐까봐 걱정이 컸어.

 

#2016시즌 #마음고생

2016년 신인으로 부천에 입단했지만, 2016년 내내 한 경기도 뛰지 못했어.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상황에 대한 불만이 좀 있었지. 고등학교·대학교 때 잘 해왔는데, 프로에 와서 부딪혀 보니 선수들이 너무 잘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소속사에 ‘힘들 것 같다. 하부 리그로 가야 될 것 같다.’고 얘기했어. 근데 주변에서 ‘무조건 버텨야 한다.’고 얘기를 해 주셔서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지. 또 우리 팀이 16시즌 때 워낙에 잘했잖아. FA컵 4강도 가고 승강 플레이오프도 가고 했으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해. 그리고 지금 와서 보면 누구나 다 겪는 시기였다는 생각이 들어.

 

#R리그#전경기풀타임 #소중함

이건 후배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은 점인데, 충분히 재능 있는 프로 선수들인데 R리그를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쉬워. 난 R리그가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봐. R리그라고 열심히 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R리그는 K리그2 뿐만 아니라 K리그1 선수들과도 경기할 수 있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전하는 스타급 선수들도 만날 수 있잖아. 그렇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내가 지난해 부천 선수 중 유일하게 R리그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거든. 난 지금까지 여기 있을 수 있는 이유가 R리그 덕분이라고 봐. 내게 주어진 자리가 R리그밖에 없으니까 항상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거든. 혹시 모르잖아. 구단 직원이나 코칭스태프 분들이 R리그 경기 보러 오실 때도 있는데, 여기서 잘 해야 1군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지. 난 그래서 그런지 R리그에 대한 애정도 많고,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데뷔전#FA컵 #상주상무

작년 5월 17일에 있었던 상주 상무와의 FA컵 경기 때 데뷔전을 치렀는데, 경기 전날 내가 선발로 출전한다는 얘기를 들었어. 근데 처음에는 중앙 수비로 출전하는 걸로 얘기가 돼있었는데, 경기 하루 전에 사이드백으로 자리가 바뀐 거야. 거기다 상주 상무가 그 때 뛰어난 선수가 되게 많았어. 그래서 긴장이 많이 됐지. 그래도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뛰다 보니까 템포가 맞더라고. 근데 전반 끝날 때가 되니 다리에 쥐가 올라오더라.(웃음) 경기 다음날 처음으로 감독님께 칭찬을 받았어. 직접 내게 말씀하신 건 아닌데, 전날 경기에서 내가 있었던 측면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씀하셨단 얘기를 들었어.

 

#경기컵 #경험

작년 경기컵 때 상대가 안양이었는데, 우리 팀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어. 그래서 힘든 경기가 될 거란 걸 알고 있었지. 고등학교 때부터 늘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팬도 많고 하니까 나도 모르게 흥분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실점도 내주고, 공도 자주 뺏기고 하면서 많이 고전했던 기억이 나. 결국엔 경기도 졌고.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와 우리 팀 선수들에게 많은 경험이 된 경기라고 생각해.

 

#K리그#데뷔 #승리

K리그 데뷔전을 이번 시즌 3라운드 광주 전에서 치렀는데, 선발로 출전할 거란 얘기를 듣고 진짜 기도를 많이 했어. 그 때가 2연승 중이었는데, ‘무조건 우리 팀이 이기게 해 달라.’고 빌었지. 우리가 실점하지 않고 집중하면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더라고. 근데 우리가 2대0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 막판에 실점을 내줬잖아. 그 뒤로 광주가 키 큰 공격수(부야)를 내세워서 몰아붙이는데, 정말 2대1로 경기가 끝난 게 다행이었어. 데뷔전에 팀이 이기기가 쉽지 않잖아. 그래서 되게 감사했지.

 

#롤모델

원래 이탈리아의 수비수 칸나바로가 내 롤모델이었어. 지금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는 오타멘디 같은 스타일이랄까? 해외에서는 키가 작아도 센터백 자리에서 뛰는 선수가 많잖아. 그래서 그런 선수들을 눈여겨보는 것 같아.

 

#2018시즌 #목표

올 시즌 리그 8경기에 출전했는데, 난 내가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수비수라는 포지션이 가장 믿음이 가야하고, 쉽게 교체하기 힘든 포지션이잖아. 그래서 대전과의 개막전 때 라인업을 보고 ‘이번 시즌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개막전 때 (박)건이 형이 부상을 당하고, 대신 나왔던 (장)순혁이 형도 2라운드 경기를 치른 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내가 3라운드 경기 때 센터백으로 출전하게 됐어. 난 시즌 전에 잡았던 목표가 리그 1경기 출전이었거든. 근데 벌써 8경기나 뛰었잖아. 물론 나도 더 출전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팀이 우선이니까, 형들이 경기를 뛰지 못할 때 내가 나가서 잘 뛸 수 있도록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장기적인_목표

우선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서 재계약에 성공하고, 내년에는 자리를 잡아서 꾸준히 출전하고 싶어. 그리고 내년 시즌이 끝난 뒤 상무에 들어가고 싶어. 물론 전역 후에도 부천에 계속 있고 싶지. 구단 분들도 잘 챙겨주시고 날 좋아해 주시니까.

 

#부천FC1995

내 삶의 일부분?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이고, 프로 생활의 마침표도 여기서 찍어도 좋다고 생각하거든. 감사한 게 너무 많아. 내가 축구를 그만두더라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은퇴한 뒤에도 항상 생각날 팀이 바로 부천FC1995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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