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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천인사이드 Ep.08 송홍민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8-07-05
  • 조회1922

송홍민 인터뷰 사진 (1).jpg


포스터 디자인 = 루키즈 기자단 김찬욱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패러디한 부천FC만의 특별한 연재 인터뷰 "부천인사이드". 영화에서 매일 모습이 달라지는 우진과 그런 우진을 사랑하는 여자친구 이수(한효주 분) 처럼 매 인터뷰마다 우리 선수들의 새로운 매력을 담을 예정이다. 이수가 우진의 내면을 사랑하기에 어떤 모습도 상관없듯이 우리도 부천FC선수라면 누구든 상관없이 응원한다. 그들 모두가 '우리 팀 선수'이기 때문에.

 

월드컵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6월 30일, K리그2는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시즌을 시작했다. 새로운 시작에 맞춰 부천FC1995도 “부천 인사이드” 7번째 순서를 준비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지난 4월 4일, 엄청난 중거리 프리킥 골로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우리홍” 송홍민이다. 송홍민을 처음 봤을 때는 다부지고 남자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며 생각보다 순수하고, 효심이 깊은 모습에 새로운 매력을 느꼈다. 데뷔 시즌부터 부천FC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는 송홍민. 그의 또 다른 모습을 지금부터 함께 즐겨보자.

 

1st half - 송홍민의 일상 이야기

송홍민_인터뷰_사진_(2).jpg

사진 = 루키즈 기자단 이신행

 

#SNS #인스타그램 #닐손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아. 그냥 내가 찍고 싶은 게 있으면 찍어서 올리고, 같이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찍어서 올리는 정도? (인스타그램에 닐손 주니어와 같이 찍은 사진이 많던데?) 맞아.(웃음) (닐손과 친한 편이야?) 아, 내가 부천FC에 입단하기 전에 부천의 경기를 다 봤거든. 근데 닐손 주니어의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 좋은 거야. 그래서 ‘부천에 가면 저 선수가 하는 것을 배워야 겠다’, ‘저 선수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근데 와 보니까 닐손이 성격이 좋아서 모두와 다 친하게 지내더라고.(웃음)

 

#취미 #배틀그라운드 #배린이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어. ‘배틀그라운드’라는 온라인 게임인데, 해 보니까 재밌더라고. 제대로 재미를 붙인 건 한 1주일 정도? 근데 진짜 못해...(한숨) (주로 누구랑 같이 게임해?) (이)혁주, (안)태현이 형, 그리고 (정)택훈이랑 같이 자주 해. 근데 배틀그라운드에서 1등을 하면 ‘치킨 먹는다’고 하잖아. 난 아직 한 번도 못 먹어봤어.(침울) 너무 어려워. 소리가 들려서 오른쪽을 쳐다보면, 난 이미 죽어 있더라고. 내가 소질이 없는 건가...

 

#음악 #트와이스 #나연

기분에 따라 듣는 음악이 달라지는 것 같아. 운동 끝나고 집에 갈 때는 주로 발라드를 듣고, 운동이나 시합을 하러 갈 때는 신나는 힙합을 주로 들어. (좋아하는 걸그룹 있어?) 걸그룹은 다 좋아하는데, 트와이스가 제일 좋아. 다 예쁘잖아.(웃음) 트와이스에서도 나연이 제일 좋아. 귀여워서 매력적인 것 같아.(부끄)

 

#가족 #아빠바라기 #알고보면_애교만점

내가 첫째인데, 동생보다 내가 더 애교가 많은 것 같아. 특히 아버지께 애교를 많이 부리는 편이야. 아버지가 너무 좋거든. 아, 물론 어머니도 좋아해.(웃음) (아버지가 왜 좋아?) 우리 아빠니까. 그게 다야.

 

#친한선수

(정)준현이 형? 같은 회사거든.(웃음) 제주도 동계훈련 때 그 사실을 알았어. 준현이 형이 나한테 오더니 ‘홍민아, 잘 챙겨줄게.’ 라고 해서 알았지. 근데 그 뒤로 진짜 잘 챙겨줘. 전화나 카톡으로 좋은 말도 많이 해 주고, 내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늘 다가와서 말도 걸어 주고 장난도 많이 쳐주거든. (이혁주 선수와도 친해 보이던데?) 아 근데 걔는... 항상 날 놀리려고만 해서.. 내가 빠른 96년생이고 혁주가 96년생인데, 부천FC 선수단 중에 96년생이 혁주밖에 없거든. 그래서 일부러 나한테 장난을 더 많이 치는 것 같아.(웃음)

 

#루틴 #1주일 #훈련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있다고 해야 할 텐데... 난 진짜 경기 전에 지키는 루틴이나 징크스 같은 게 없어. 그냥 편하게 마음 먹고 상황에 맞게 하려고 하는 편이야. 아, 근데 1주일 동안 지키는 루틴은 있어. 우선 경기가 끝나면 이틀 정도는 푹 쉬고, 그 다음날부터 3일 정도는 집 앞에 있는 공원에서 줄넘기와 달리기를 하면서 호흡을 끌어올려. 그리고 경기장에 가서는 편하게 시합에 임하는 것 같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그 루틴을 지키려고 하고 있어.

 

#이름 #우리홍 #에피소드

이름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 진짜 많은데... 일단, 고등학교나 대학 시절 때 경기에 들어가면 심판 분들께서 ‘영국에 있어야지 왜 여기 있냐’ 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 그리고 팀을 옮기거나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이름 진짜 좋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특히 내가 4월 4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FA컵 경기에서 골을 넣고 난 뒤 재미있는 일이 많았어. 그 때 내가 득점한 영상이 포털 사이트에서 4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거든.  그 때 형들이 ‘그 정도 조회수면 손흥민 선수도 널 보지 않았을까?’ 라는 말을 하더라고.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어?) 댓글도 많이 봤는데, 생각나는 건 ‘우리홍’ ? 아, 그리고 진짜 당황했던 댓글은 따로 있어. ‘송홍민이 손흥민 대신 군대 가자.’ 는 댓글이 있더라고. (일동 폭소) 나도 아직 안 갔는데...(울먹) 그거 보고 진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 (그럼 송홍민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이야?) 내 이름은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건데, 나라의 큰 기러기가 되어라? 이런 뜻이야.

 

#부천FC #외모1위

우리 팀에 잘생긴 사람이 진짜 많은데... 딱 한 명 뽑자면.. 여자한테 인기 많을 것 같은 스타일은 (신)현준이 형이야. 현준이 형이 진짜 잘 생긴 것 같아. (이혁주 선수는?) 혁주? 현준이 형한테는 안되지.(웃음) 그래도 혁주도 잘생겼지. 아, 그리고 (공)민현이 형도 잘 생겼어. 민현이 형이 ‘하트시그널’ 이라는 TV프로그램에 나오는 ‘김현우’ 라는 분과 닮은 것 같아.

 

#오린이들 #내가_출연한다면

나도 상상해봤는데, 내가 ‘오린이들’ 을 했으면 정말 재미없었을 것 같아. 오린이들 멤버(이정찬, 이혁주, 김지호, 이광재, 김재우)가 모두 나한테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이거든. 그래서 재미있었을 수도 있지만.. 나는 힘들지 않았을까?(웃음) 지난해에 제작한 ‘오린이들’ 시즌1을 보면서 ‘내게 저걸 시킬까..?’ ‘저기 내가 있었으면 재미있었을까?’ 라는 생각은 많이 했었어. 근데 이번에 오린이 멤버들이 여장한 걸 보고, ‘안 하길 정말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웃음) 근데 걔들 진짜 뽀뽀 했어?

*떴다! 부천: 막무가내 오린이들 시즌2 Ep.03 벙커극장 편에서 오린이들의 연기 도전기를 볼 수 있다.

 

2st half - 송홍민의 축구 이야기

송홍민_인터뷰_사진_(3).jpg

사진 = 루키즈 기자단 이신행

 

#축구선수_송홍민 #한마디로_표현

송홍민은 기본에 충실한 선수다? 라고 말하고 싶어. 딱히 튀고 싶은 욕심도 없고, 그냥 팀을 위해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펼치고 싶거든.

 

#축구 #시작한계기

제일 평범한 경우가 아닐까? 원래 어릴 때부터 축구하고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어. 친구들이랑 축구 하느라 집에 들어가지 않아서 어머니께서 날 찾으러 다니실 정도였거든. 그렇게 동네에서 매일 축구를 하는데 같이 하는 형들이 ‘너 축구 잘하니까, 축구 한번 해 봐.’ 라고 얘기를 하는 거야. 그래서 바로 아버지께 가서 축구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지. 그게 축구선수의 시작이었어. 그 때가 초등학교 5학년 정도였던 것 같아.

 

#학창시절 #포지션변경 #수비형미드필더

아, 이건 내가 예상한 질문이야.(웃음) 내가 고등학교 때 전학을 한 번 갔어. 원래는 파주고였는데, 내가 신입생 때 감독님이 바뀌면서 선수들이 많이 떠났거든. 그래서 나도 부모님과 상의한 뒤 학교를 옮기게 됐어. 전학 갈 때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그 때까지는 내가 공격수였거든. 그리고 그 땐 키도 작았어. 중학교 졸업할 때 키가 165 정도였으니까. 근데 강화고로 전학을 가면서 키가 갑자기 178까지 확 커버린 거야. 그 때 강화고의 감독님이 배종필 감독님이셨는데, 내게 처음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해 보는 게 어떻겠냐’ 는 제안을 하셨어. 난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면서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기본을 다 배울 수 있었어. 감독님께서 엄청 엄격하셨고, 될 때까지 가르치는 스타일이셨거든. 그 때 내가 좋은 습관을 많이 들인 것 같아. (포지션 변경을 하고 나서 어떤 느낌이었어?) 이제야 내 자리를 찾은 느낌? 원래 내가 기본기가 괜찮고 힘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공격수 자리에서는 그런 것들을 다 드러내기는 힘들었거든.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면서 이제야 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어.

 

#남부대학교 #인성이_먼저다

강화고를 졸업하고 남부대학교에 입학했어. 처음 남부대학교에 갈 때는 되게 무서웠지. 남부대학교가 다른 학교들보다 훈련 량도 많고, 특히 체력 훈련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곳이었거든. 실제로 처음 갔을 땐 진짜 힘들었지. 근데 점차 적응이 되더라고. 남부대학교에 있을 때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세세한 것까지 잘 가르쳐 주신 덕분에 내 기량이 많이 향상됐던 것 같아. 또, 내가 또래에 비해 경기에 많이 나섰거든. 경기도 많이 뛰고 좋은 형들도 만나면서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어. 대학 2학년 때 코치님께서 ‘너는 축구 실력보다 인성이 되는 것이 먼저다.’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그 때 내가 마음을 다잡고 다시 축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신 코치님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야.

 

#광주대 #라이벌 #첫승

남부대가 있던 권역에서는 광주대가 전력이 강한 편이었어. 물론 광주대는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우리는 광주대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했지.(웃음) 기억에 남는 경기가 하나 있어. 내가 대학 3학년일 때, 남부대가 처음으로 광주대를 이겼거든. 그 때가 남부대학교 축구부가 창단한 지 5년째였는데, 한 번도 광주대를 이긴 적이 없었어. 그 날 우린 ‘기량은 광주대가 한 수 위니까 우린 쟤들보다 한 발 더 뛰자.’, ‘이번에는 어떻게든 꼭 이기자.’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갔어. 그리고 90분 내내 광주대의 공격을 막다가 역습을 통해 한 골을 넣으면서 드디어 첫 승을 기록하게 됐지. 그 날 감독님께서 하셨던 ‘오늘은 좋아해도 된다.’는 한 마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그 날 경기장에서 다음 경기도 있었는데 우리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사진 찍고, 소리 지르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나.(웃음)

 

#아시아대학축구대회 #대표 #김동현

대학교 3학년 때까지 아시아 대학축구대회를 보면서 늘 ‘저 곳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는 생각을 했었어. 내가 그 대회에서 뛸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지. 근데 어느 날 감독님께서 날 부르셔서 ‘2017 아시아 대학축구 대회’에 가게 됐다고 하시는 거야. 그 때 ‘내가 정말 거기 갈 만한 실력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그래도 너무 기뻤지. 그리고 막상 가 보니 생각보다 내 기량이 밀리지 않는 것 같아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 처음 갔을 땐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날 잘 모르시니까 후보에 놓으셨거든. 근데 연습 경기 때 내가 한 경기 뛰고 난 뒤로부터 감독님께서 날 계속 주전으로 써주셨어. 그 때 내 실력에 자신이 생긴 것 같아. 그 전까지는 자신감이 조금 부족했거든. (부천FC의 김동현 선수도 그 때 같이 있었지?) 응. 팀은 달랐지만, 옆에서 경기는 많이 지켜봤어. 그래서 부천FC에서 만났을 때 이미 잘 하는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활동량과 침투 능력이 좋아서 ‘저런 선수랑 같이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 근데 부천FC에 같이 입단하게 된 것을 알고 너무 기분이 좋았어.

 

#부천FC1995 #입단 #경기컵 #자신감

대학 시절 프로 팀으로부터 테스트 제안을 많이 받았어. 근데 늘 ‘뭔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계약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지. 그 때 좀 힘들었던 것 같아. 근데 작년에 있었던 ‘2017 경기컵 축구대회’에서 내가 부천FC 테스트생으로 뛰었거든. 그 때 에이전트께서 내게 ‘정갑석 감독님이 너와 계약하기를 원하신다.’ 고 하는 거야. 난 바로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 달라.’고 했지. 그리고 바로 부천FC와 계약하게 됐어. 아, 그리고 부천FC 소식을 듣자마자 아버지께 전화 드렸던 기억이 나.(웃음) (경기컵에서의 활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내가 봐도 잘 했던 것 같아.(웃음) 그 때 이상하게 90분을 뛰어도 힘들지 않고 재미있더라고. 함께 뛰는 선수들도 다 프로인 형들이고, 부천FC 엠블럼을 달고 팬들 앞에서 뛴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 긴장하기보다는 ‘팬들에게 내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더 재미있게, 열심히 뛰었던 것 같아. (되게 대담한 성격인 것 같아.) 음.. 내가 성격이 바뀐 것 같아. 원래는 정말 소심한 성격이었거든. 대회만 나가면 긴장을 많이 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어. 주변에서 ‘왜 너는 가진 것도 많고 경험도 많은데 이렇게 자신이 없냐’고까지 할 정도였지.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내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생각을 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 때부터는 ‘즐기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뛰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 그 때가 대학교 4학년 때였는데 마음가짐도 바뀌고, 또 프로 형들과 같이 뛰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많이 생겼지.

 

#부천FC #첫인상 #동계훈련 #공민현

처음 부천FC에 왔을 때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분들께서 선수들에게 최대한 맞춰 주려고 하시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어. 그리고 나와 포지션이 비슷한 (문)기한이 형, 닐손 주니어, (이)현승이 형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난 좋은 스태프와 좋은 형들과 함께 있구나.’는 느낌을 많이 받았지. 그래서 제주도 동계훈련 내내 너무 좋았어.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어?) 내가 제주도에 처음 갔을 때 또 긴장을 많이 했나 봐. 프로에 왔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에 오히려 실수도 많이 하고,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 그 때 내가 민현이 형과 같은 방을 썼는데, 내가 소심해져 있으니까 민현이 형이 내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하셨어. 너무 고마웠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내가 너무 조급했었다고 생각해. 빨리 출전 명단에 들고 싶고, 형들과 같이 뛰고 싶은 욕심이 너무 컸던 거지. 그래도 나아진 뒤부턴 동계훈련 내내 재미있게 지냈던 것 같아.

 

#슬럼프 #극뽁 #집돌이

난 휴일에 집에서 잘 안 나가는 편이야. 집에서 그냥 누워서 생각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지. 내가 생각보다 되게 소심해. 그래서 끊임없이 생각을 하면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 어떤 고민이 생기면 다른 활동을 통해 그것을 떨쳐내는 것보다 직접 부딪혀서 답을 찾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하거든. 다른 활동을 하면서 떨쳐내 봤자 다시 생각날 수밖에 없잖아.

 

#5라운드 #데뷔전

3월 31일에 있었던 서울이랜드FC 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어. 교체 투입된 거라 그렇게 오래 뛰지는 못했지. 내가 벤치 옆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감독님께서 ‘홍민이!’라고 날 부르셨는데, 내가 잘못 들은 줄 알고 되물어봤어.(웃음) 근데 나보고 빨리 오라고 하시더라고. 그 때 내가 지금까지 중에 가장 빠르게 뛴 것 같아.(웃음) 필드에서 뛰는 것보다 더 빨리 감독님께 뛰어갔어.(웃음) 심판 옆에 서서 교체 투입을 기다리는데, 정말 심장이 쿵쾅거리고 너무 떨렸었어.

 

#데뷔골

4월 4일에 있었던 부산 아이파크와의 FA컵 경기에서 내가 데뷔골을 기록했잖아. 근데 경기장에 들어갈 때도 골은 전혀 생각도 못했어. 부산이 워낙 좋은 팀이기도 하고, 우리는 그때 어린 선수들 위주로 경기에 나섰거든. 그래서 그저 ‘열심히 뛰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 사실 내가 그 경기에서 골을 넣기 전까지 그렇게 활약이 뛰어나지도 않았거든. 날씨도 안 좋고, 몸도 좀 굳어 있었던 것 같아. 그런데 그 날 경기 시작한 지 17분 만에 프리킥이 주어졌는데, 위치가 센터 서클 바로 앞이라 누구에게 패스해 줄지 찾고 있었어. 근데 감독님께서 갑자기 슈팅을 하라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공을 다시 세우고 뒤로 물러나서 찰 준비를 하는데 골대가 저~~~ 멀리 있는 것 같은 거야.(웃음) 그리고 내 앞에 아무도 벽을 세우지 않으니까, ‘이게 무슨 상황이지?’라는 생각을 했어. 그래도 한 번 차 보자는 생각에 힘을 최대한 빼고 찼는데, 공이 골대로 계속 가더라고. 다른 인터뷰에서 보면 ‘골이 들어갈 때 공이 천천히 가는 것 같았다.’고 하잖아. 난 그냥 공이 아예 안 가는 것 같았어.(웃음) 근데 갑자기 골 그물이 흔들리는 거야.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라서 어디론가 막 뛰어 갔는데, 그 때 내가 어디로 뛰어 갔는지도 모르겠고.. 되게 정신 없었어.(웃음) 그 영상을 다음 날까지 몇 번을 봤는지 모르겠어.

 

#주위_반응

락커룸에 돌아가니 감독님께서 ‘다음에 그런 기회가 나면 다시는 차지 마라.’고 하셨어. 무슨 뜻인지 알지?(웃음) 사실, 난 연습 때도 그 정도 거리에서는 차 본 적이 없었거든. 근데 그 골 이후로 프리킥 찬스가 나면 주위에서 형들이 나보고 빨리 슛하라고 재촉해.(웃음) (원래 프리킥에 자신이 있었어?) 대학 때부터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해서 찼어. 그래서 킥에 자신은 있었지.

그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주위에서 축하한다는 연락이 많이 왔는데,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아. 내가 그 동안 힘들었던 거 다 아시니까 ‘그 동안 고생했다.’는 어머니의 한 마디에 뭉클했던 기억이 나.

 

 

#골셀레브레이션 #리액션 #짱구

앞서 말했던 골이 들어가고 나서 내가 골 셀레브레이션만 여러 개를 했는데, 우선 골이 되자마자 카메라를 보고 딱 서서 ‘날 봐라. 여기 내가 있다.’이런 뜻을 전하려고 했어. 근데 내가 착각했던 게, 내가 보던 곳에 카메라가 없었더라고.(웃음) (손가락 두 개로 눈썹을 가리는 세레머니도 했잖아.) 나도 그걸 왜 했는지 모르겠는데, 평소에 자주 하던 리액션이야. 아버지께서 개그맨 강호동을 조금 닮으셨는데, 아버지께서 강호동을 무척 좋아하시거든. 그래서 내가 아버지께 ‘강호동 한번 따라 해보세요.’라고 하면 강호동이 자주 하는, 눈썹에 손가락을 갖다 대는 행동을 하셔.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때 그 행동이 나온 것 같아. 

 

#롤모델

난 이찬동 선수를 롤모델로 삼고 싶어. ‘너무 목표가 낮지 않나’는 말도 많이 듣긴 하지만, 난 정말 이찬동 선수의 투지 있는 모습을 본받고 싶거든. 해외 축구 선수 중에서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사비 알론소 선수가 롤모델이야. 시원시원하게 롱 패스를 뿌리는 사비 알론소 선수를 보며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내가 찬 롱 패스가 정확하게 동료에게 향할 때 희열이 있거든. 아, 물론 짧게 패스 주고 받는 것도 좋아해.(웃음)

 

#이번_시즌_목표

개인적인 목표? 우선, 경기를 많이 뛰고 싶어.  그리고 선발로 경기를 뛰어보고 싶어. 아직 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한 적이 없거든. 물론 기회가 되면 골도 더 넣고 싶지. 나도 골을 넣은 뒤에 서포터즈가 있는 곳에 가서 세레머니를 하고 싶어.(진창수 선수처럼?) 응. 근데 난 ‘비행기 세레머니’는 안 할거야.(웃음)

*3월 31일 서울 이랜드FC와의 경기에서 부천FC 진창수 선수가 골을 기록한 뒤 ‘비행기 세레머니’를 펼친 적이 있다.

 

#장기적_목표

음, 나중에 팬이나 후배들이 내 이름을 들었을 때 ‘그 선수, 좋은 선수였다.’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는 얘기가 나왔으면 좋겠어. 커리어가 뛰어난 것도 좋지만, 난 그것보다는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

 

#팬들에게 #헤르메스

내가 교체 투입돼 큰 활약을 하지 않아도 늘 박수 쳐 주시고, 내 이름을 불러 주시는 게 너무나 감사해. 그리고 팀이 시즌 초반에 비해 분위기가 좋은 편이 아님에도 꾸준히 경기장에 찾아서 우리를 응원해 주시고 이름 불러주시는 것에 선수들이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 할 테니까, 지금처럼 계속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해줬으면 좋겠어.

 

#부천FC1995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한 팀. 내 시작이 부천FC1995니까 끝도 부천FC1995면 좋을 것 같아. 어디에 가더라도 늘 생각날 팀.

 

#마지막_한마디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도 괜찮아? 음, 두 분께서도 하고 싶은 게 많으셨을 텐데 그걸 다 참으면서 내게 모든 것을 투자해 주신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 또 감사 드린다는 말을 전할래. 또,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효도할 테니까, 나중에라도 하고 싶은 거 있으시면 내가 어떻게든 다 이룰 수 있게 해드릴 테니까 언제든 얘기해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 부모님, 그리고 동생에게도 늘 감사하고, 또 죄송하다고 전해줬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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